영천시는 지난 23일 용계서원(벽진이씨 경은공파 종회장 이종호)내 경은 이맹전 선생 부조묘 사당에서 100여명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을사년 춘향제가 엄숙히 봉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춘향제는 초헌관 이길원(경은 이맹전선생 종손), 아헌관 이맹수(용계서원 복원 건립추진위원), 종헌관 이기석(자양면장, 이맹전선생 후손), 집례 이익순(벽진이씨 경은공파 부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용계서원은 조선 중기의 충신인 경은 이맹전선생을 비롯한 생육신들을 모신 유서 깊은 서원이다. 이맹전선생은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하며 고향으로 돌아가 27년간 단종을 추모하는 삶을 살았다. 그의 숭고한 충절과 의리는 용계서원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상징이다. 이 서원은 또한 생육신 여섯 분을 배향하고 있으며 이맹전선생의 역사적인 발자취와 충절을 기리고 있다.
이번 춘향제는 단순한 의식의 차원을 넘어 복원된 용계서원의 역사적 의미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였다. 서원은 조선 시대 숙종(1713년) 시절 후손들의 노력으로 원각리에 건립됐으나 1871년 대원군의 서원 훼철령으로 훼철된 뒤 1902년 용계서당으로 복원됐다. 이후 1975년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76년 영천댐 건설로 인해 현재 위치로 이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원은 지난 100여년간 꾸준히 생육신들을 배향하며 문화유산으로서의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서원은 공간적인 한계와 복원되지 않은 시설로 인해 그 역할이 제한됐고 이에 따라 2023년부터 후손들의 노력과 함께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영천시와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담장, 출입문, 동·서재 복원공사가 진행됐으며 오는 10월에는 150여년 만에 단절된 생육신 제향을 다시 봉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원된 용계서원은 강당을 비롯해 동·서재, 종택 등 건물 현판이 새롭게 부착되며 서원 운영의 규범을 담은 원규(院規), 백록동규(白鹿洞規), 사물잠(四勿箴) 등도 새겨져 있어 서원의 건축과 운영,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용계서원 복원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되살리는 작업을 넘어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되찾고 이를 후손들에게 전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영천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수많은 문화유산들 중 하나로 용계서원은 충절문화유산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조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임진왜란 의병장 백암공 정의번 시총, 영천댐 수몰로 이건한 강호정 등 지역의 다른 문화유산들과 함께 용계서원은 지역 문화유산 탐방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천시와 지역 사회는 앞으로도 용계서원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민과 방문객들에게 충절과 의리의 정신을 계승하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