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새벽, 아직 어둠이 도시를 감싸고 있던 오전 6시. 세상은 고요했지만, 영천명성교회 주차장은 이미 성탄의 기쁨으로 분주했다. 10여 대의 차량에 시동이 걸렸고 차량마다 정성껏 준비된 선물박스가 실렸다. 목적지는 영천지역 곳곳에 자리한 미자립교회 10곳. 성탄의 참된 의미를 ‘찾아가는 나눔’으로 실천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영천명성교회(담임 김희승 목사)는 2024년 성탄절을 맞아 관내 미자립교회를 대상으로 성금과 성탄 선물박스를 후원하며 교회 간 연합과 섬김의 본을 보였다.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성탄의 복음을 몸소 실천하는 현장이었다.
이날 일정은 성탄절 새벽예배로부터 시작됐다. 성도들은 예배를 마친 후 김희승 목사의 인도로 교회 전정에 모여 새벽송을 불렀다. 차가운 공기 속에 울려 퍼진 찬송은 20~30년 전 새벽송을 다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성도들로 하여금 신앙의 뿌리를 되새기게 했다.
출발 전, 성도들은 각자 선물박스를 품에 안고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받는 성탄’이 아닌 ‘나누는 성탄’을 향한 기대와 설렘이 얼굴마다 가득했다. 박스 안에는 한 주 동안 성도들이 기도하며 준비한 간식류와 생필품이 담겼다. 초코파이 등 소소하지만 따뜻한 정이 담긴 물품들과 함께, 교회가 준비한 성금도 정성스럽게 마련됐다.차량은 영천 지역 골짜기마다 흩어져 있는 교회들을 향해 출발했다. 가까운 곳은 15분, 먼 곳은 왕복 1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성도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교회 앞에 도착할 때 성도들은 새벽송을 불렀고 예상치 못한 방문에 놀란 목회자 내외는 이내 환한 미소로 이들을 맞이했다.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교회 마당에서 함께 부르는 찬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닌 연대의 고백이었다. 선물박스를 전달받은 목회자들은 “잊지 않고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고, 일부 교회에서는 짧은 기도와 눈물의 감사가 오갔다.
김희승 목사는 “성탄은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찾아오신 사건”이라며 “오늘의 나눔이 미자립교회와 목회자 가정에 작은 위로와 소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서로를 돌아보는 것이 한국교회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교회들과 함께 걷는 사역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성탄절 새벽 나눔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역 교회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화려한 무대나 큰 소리가 아닌 고요한 새벽에 전해진 작은 선물들은 오히려 성탄의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아기 예수가 말구유에 오신 그날처럼 영천의 작은 교회들에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성탄의 기쁨이 도착했다. 영천명성교회의 새벽길은 그렇게 ‘복음이 걸어간 길’이 됐고 나눔은 또 하나의 성탄 이야기가 돼 지역 교회들 사이에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