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 면접을 보러 간다던 딸이 연락이 끊긴 채 연고도 없는 경북 영천의 한 원룸에 머물고 있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너무나 위태로운 상황에서 경찰의 과학 치안 장비가 한 가족을 다시 이어줬다. 지난 25일, 대구에 거주하는 부모는 전날 면접을 이유로 집을 나선 딸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짧은 단답형 문자만 보내오자 불안감을 느끼고 112에 신고했다. 평소와 다른 소통 방식에 범죄 피해 가능성을 직감한 것이다. 경찰의 위치 추적 결과, A씨의 휴대전화 신호는 부산이 아닌 경북 영천시의 한 원룸 밀집 지역에서 포착됐다. 대구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영천경찰서는 즉시 현장 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현장이 수백 세대의 원룸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이었다. 기지국 기반 위치 정보만으로는 특정 건물이나 호실을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 자칫 수색이 장기화될 수 있던 순간, 영천경찰서 동부지구대 순찰3팀은 ‘112 정밀탐색기’를 투입했다. 112 정밀탐색기는 요구조자의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Wi-Fi 등 전파 신호를 포착해 위치를 추적하는 장비로 경찰관이 이동할수록 대상자와의 거리가 수치로 좁혀지는 방식이다. 수백 미터 단위의 기지국 오차를 수 미터 이내로 줄일 수 있어 실종·위기 대응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같은 날 오후 11시께, 경찰은 원룸 단지를 순차적으로 탐색하던 중 특정 건물 앞에서 강한 신호 반응을 확인했다. 이후 건물 내부로 진입해 층별로 정밀 스캐닝을 진행했고 마침내 한 층의 특정 호실 앞에서 탐색기가 목표 지점을 정확히 지시했다. 경찰은 해당 호실에서 A씨를 무사히 발견했다. 당시 A씨는 심리적 혼란으로 귀가를 거부했으나 현장 경찰관들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마음을 돌려 대구에서 달려온 부모에게 안전하게 인계됐다. 영천경찰서는 평소 복잡한 골목이나 산악 지형 등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실전형 현장 기동 훈련(FTX)’을 통해 112 정밀탐색기 운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실종자, 길 잃은 노인, 위기 상황 시민을 신속히 찾는 데 중점을 두고 반복 훈련을 실시 중이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 관계자는 “기지국 수색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정밀탐색기는 보이지 않는 전파를 시각화해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과학 치안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최종편집: 2026-10-31 00: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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