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했습니다. 쾌활한 기질로 삶의 고난을 가볍게 타넘을 때도 있었고, 내외적인 갈등에 더 천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힘들어 하는 시간도 분명 있었습니다. 허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쓸쓸하고 텅 빈 시간이기 전에, 날렵하고 근사한 변화를 모색하는 평화롭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환갑에 접어든 나이에 돌아보면, 쓸쓸하고 덧없음에 대한 여백으로 삶의 본래적 가치와 진실성의 희소에 대해 아쉬움이 앞섭니다. 오늘, 뼛속 깊이 생을 마감해야하는 어느 한사람의 절절함은 ‘내일 아침’이라는 가능성에 대한 몰두이고 기원이지 않았을까요.  하루는, 즐겁고 괜찮은 마음속의 보석함에 분명 담겨있어야 합니다. 이 짧고 순수하고 격렬한 시간의 보석들을 오래전에 방치하고 잊어버렸다면,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만나 제값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겠습니다. 과장하거나 폄훼하지 않는 걸음으로 다가가 다락방의 문을 여시기 바랍니다. 보통 베란다의 구석이거나 낡은 선반위거나 아니면 침대 밑이거나 서재의 뒤편이거나, 서로 눈에 띄지 않는 방치의 조건을 앞세우지만 나는 문학적인 근거를 앞세워 다락방으로 가정했습니다. 다락방은 외롭고 쓸쓸한 냄새로 가득합니다. 보석함을 열자 내가 경영하지 못한 시간과 잡티와 얼룩의 시간과 한계에 부딪혔던 시간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어쩌면 솎아낸 빈자리를 메우는 일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전가하거나 방기해버린 시간을 찾아 노력의 낭비가 될지언정, 수습하고 고민하는 모습으로 마지막 흔적에 임해야 할 때입니다. 워낙 짧게 느껴지는 지나간 시간은 내적 기준에 기대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엄정한 잣대로 다시 가능성에 도전해봅시다. 보잘 것 없다거나 미미한 생각으로 결론을 내리기전에 여전히 ‘내일 아침’의 일찍 눈을 뜰 시간과, 우물쭈물해서는 안 될 다짐들로 북적거리는 2020년의 한결 자유스러운 자신을 만나보십시오.
최종편집: 2026-10-30 20: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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